웹소설을 제외하고 보는 소설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짧으면서도 흡입력이 있는 웹소설[몸x값, 죽이고 싶은 아이, 가해자는 없는 세상] 외에 유명한 작가가 쓴 소설은 참으로 오랫만에 읽었다. 짧은 내용이면서도 흡입력이 좋기에. 기욤 뮈소의 소설은 예로부터(?) 유명세가 컸지만 나와는 잘 안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에 몇 차례 읽으려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집중도가 높지 않아서 포기했던 소설을 이번에야 제대로 즐겨보았다.
쟁취하고 싶은 인생, 그 속에 깃든 난폭한 비밀
무용수가 죽었다. 화려했던 일시적인 유명세를 뒤로하고 언제부터인가 몸은 삐그덕거리고 수술로 인해 급격하게 노쇠해진 무용수는 너무나 당혹스럽고 갑작스러운 사고에 죽고 만다. 그리고 그녀의 딸이 또 다른 사연을 가진 전직 형사에게 엄마의 살인 가능성을 제시하며 탐문 수사를 요청한다. 병원에서 딸과 조우한 형사는 자연스럽게 딸의 설득에 넘어가고 정말 살인이 일어났는지, 아니면 사고사였는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무용수를 조사하던 경찰은 무용수의 상처를 소독해주던 간호사를 알게 되지만 이상할 것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형사는 무용수의 죽음에 누군가가 관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이러한 개인의 감정이 사실을 밝히는데 동기부여를 하게 되고 사건의 원인을 파헤쳐나가는 것이 <안젤리크>의 주요 내용이다.
모든 이의 욕심, 자연으로 인하여.
딸의 욕심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끝을 맺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게는 저마다의 비밀이 있다. 심장 수술을 했지만 현장에서 퇴출당한 형사에게도, 수술한 무용수의 환부를 소독하러 들르던 간호사에게도, 이 간호사를 사랑하던 거렁뱅이에게도 모두 사연은 있다. 하지만 분노와 스스로가 원하는 목적성을 달성하기 위해 휘두른 폭력에 있어 뉴스 속 나오는 살인사건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자연의 재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지나친 분노와 억압된 감정의 욕심을 막고자 자연이 내린 벌일지는 잘 모르겠다.
허무하지만 끝나지 않은 이야기.
<안젤리크>를 읽으며 어떻게든 그 들 중 몇은 만나서 서로 오해를 풀고 사실을 이야기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중간마다 무용수를 죽인 자는 누구이며 왜 죽였을지, 그리고 왜 자연의 폭풍우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했는지.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어차피 만난다고 좋게 해결될 일도 아닌 것을. 흥미롭지만 허무할 수도 있는 결말이 열린 결말로 다가와서 나쁘지 않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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