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산문집

고민이 많은 요즘 내 가슴은 뛰지 않는다.

올라씨 Elena._. 2013. 10. 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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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왜이렇게도 고민이 많은지 내가 내 자신에게 궁금할 지경이다.

대학시절 나는, 항상 너무도 쉽게 욕구가 바뀌면서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으려고 애썼다.

언제는 화장품 쪽에서 일을 하고 싶다가도, 자동차 쪽에서 배터리를 연구하고 싶다가도, 여러가지 물건을 취급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온 유통이라는 길목에 선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명의도 도용당했었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새롭게 찾는 회사에서는 왜 직장을 이렇게 많이 옮겼냐고 추궁했다.

나는 사실을 말했고 많은 이들은 나를 측은하게 여겼다.


블로그를 전문 분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매일 시달리는 야근에 허덕이고 일찍 끝나는 날에도 어김없이 집에서 일이다.


자동으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멍해지고 어떠한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걱정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블로그에 글 몇자 끄적이는 것뿐이다. 

과연, 내 블로그는 전문적인 걸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버 공간으로만 남아야 되는가. 하는 고민이 머리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공부를 하고 싶다. 

이제 취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나이가 되어서, 집에서 공부를 한다고 다짐하고 돈달라고 어리광을 피우는 것은 정말 생각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일하는 돈으로, 난 공부를 하고 싶다.

나에게 일은 중요하다. 자격증 대신 사회를 경험하게 하고 내 경력을 키우는 회사라는 곳은 나에게 소중한 곳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야근에 집안일을 할 수도 없고 집에만 오면 예외없이 무너지는 무기력함을 회사는 이해해주지 않는다. 

경력이, 아니 경험이 없는 나는 새로운 일을 배워야하고 또 배워야한다.

7시는 기본 8시, 10시까지 이어지는 연장근무는 돈에 대한 미련을 가지게 하고 꿈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망친다.


늦게까지 공부?

그러기엔 내 건강이 걱정이다.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있듯이 나 또한 그러하다.

11시가 되면 자야하고, 11시가 되어 잠자리에 들어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지않다. 체력적으로라기보단 원체 잠이 많다.

의욕, 욕구가 있으면 늦게까지 하라는 얘기도 들어봤으나, 그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늦게까지 공부에 일에 지치다보면 그다음날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런 행동 하고 싶지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적 소모가 많아지고, 전문적인 일을 배우는 것이 세상의 트랜드가 되어가는 지금.

여러가지 많은 지식을 얕게 아는 것보다,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끊임없는 자기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며 만들어온 지난 날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장인정신이 필요한 요즘 시대에 나의 전문성은 어디로 가고 있단 말인가.


혹자들은 말한다.

이래서 여자는 안돼. 집에서 살림이나 해야지. 결국 결혼해서 애 낳으면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나 있을거면서 남자 자리를 넘봐?

여자가 없는 남자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여자라서 여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인 당신이 여자없이는 못 살 존재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남성이 비지니스 세계에선 필요할지 몰라도, 그 외의 인생 속에서 당신은 여자의 보살핌과 관심 속에서 자란다.

남자가 군대에서 나라를 지킬 때, 여자는 뱃 속의 아기를 지킨다. 그 뱃 속의 지킨 아이가 당신이다. 


하여튼, 내 시계는 멈췄다.

굴러가지 않는다.

반복적이고 지치는 생활패턴 속에서 내 심장은 허기지고 지쳐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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