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단편집

역겨운 냄새

올라씨 Elena._. 2024. 3. 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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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워.
사랑해.

그런데 냄새가 역겨워, 너무 역해.


  연우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쿰쿰한 냄새가 숨소리와 섞여 코로 밀려들었다. 고약하다, 메스껍다, 거북하다. 많고 많은 단어들 중에서 그 중에서 '역겹다'가 선택되었다.  불쾌함이 행복감을 너무나 쉽게,

 

  이겨버렸다. 이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순간의 기분이 하루를 좌지우지 해도 되는건가 싶었다. 도대체 무얼 먹었길래 이런 냄새가 나를 수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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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우 머릿 속은 항상 그의 생각 뿐이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지만 같은 생명체여서 였을까?  아니면 어차피 생명을 가지고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통해 유대감을 얻었을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양치조차 혼자 할 수 없는 그를 위해 항상 칫솔을 들었던 리안이 생각났다. 리안은 항상 품에 안고 양치질을 했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며 으르렁 거리는 그를 끝까지 부여잡고 팔과 다리를 이용해 억지로 고정시켜 양치하던 걸 기억해냈다. 

 

어디서부터 잘 못되었나. 무엇을 잘 못 먹였을까?

없던 알러지가 생겼나?  

알 수 없었다. 지금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방법이나 찾을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도 않다. 

 

리안이, 어리석다는 듯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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