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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3

미애의 꿈

미애는 꿈을 꿨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매 시간, 매 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미애가 꿈꿨던 삶은 이런 거였다. 시간은 흘렀으나 하루의 일과가 모두 기억나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꿈이었다. 꿈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데도 좋은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오르고 양 볼에 기분 좋은 열이 차는게 느껴졌다. 두리둥실. 몸이 가볍게 사뿐 날아올랐다. 내일도 이런 하루를 보내게 될테지. 눈을 뜨니 꿈이었다. 미애는 어두운 방의 한 구석에서 깜빡거리는 LED 시계가 알려주는 밝은 빛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간이 잘 보이지 않아 두 눈을 비비고 다시 시계를 보았다. 4시 39분. 일어나야 할 시간에, 알람이 울리기 1분 전 자연스럽게 떠진 눈이, 스스로가 미..

역겨운 냄새

역겨워. 사랑해. 그런데 냄새가 역겨워, 너무 역해. 연우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쿰쿰한 냄새가 숨소리와 섞여 코로 밀려들었다. 고약하다, 메스껍다, 거북하다. 많고 많은 단어들 중에서 그 중에서 '역겹다'가 선택되었다. 불쾌함이 행복감을 너무나 쉽게, 이겨버렸다. 이건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순간의 기분이 하루를 좌지우지 해도 되는건가 싶었다. 도대체 무얼 먹었길래 이런 냄새가 나를 수 있는거지? 연우 머릿 속은 항상 그의 생각 뿐이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지만 같은 생명체여서 였을까? 아니면 어차피 생명을 가지고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통해 유대감을 얻었을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양치조차 혼자 할 수 없는 그를 위해 항상 칫솔을 들었던 리안이 생각났다. 리안은 항상..

91번째 독서리뷰. 단편소설 <별의 계획>

책의 첫 시작은 몰입도가 좋았다. "그녀는 술병과 신문을 탁자 아래 서랍에 넣고 정향 몇 개를 이가 없는 입 속에 넣고 일어났다. "라는 문장에 정향이 무엇인지를 찾아봤고 담배 얘기가 나오고, 소설의 시작이 참 좋구나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끝나버렸다. 별의 계획 G.S 몬타니 지음 정가 1200원 1,100원의 작은 금액이기에 큰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기대는 기대이고 미련은 미련일 것이다. 하지만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임팩트는 있었다. 범인이 누굴까, 점술가를 찾아나선 사내의 점괘에 살인 계획이 있다는 것과 이번 생이 끝이라는 사건은 언제 발생하게 될까. 라는 의문은 응?이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기 전에, 소설이 끝나버렸다. "자정에 당신은 이 땅에 왔어요. 그리고 바로 자정에 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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