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이유/독서 그리고 책.

87번째 독서리뷰. 일본소설 <내가 나를 버린 날>. 그들의 영혼은.

올라씨 Elena._. 2023. 8. 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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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내가 나를 버린 날>

지은이 마츠무라 로야 

권하영 번역

 

제목에 이끌린, 수상한 마음. 

  간만에 소설이 보고 싶은 하루였다. 장바구니에 넣은 책 목록을 쭉 훑어보다 선택하게 된 책이다.  "주로 세상과 단절된 채 고립되어 살아가는 소년, 소녀의 고독한 싸움을 소재로 삼는 작가이다" 마츠무라 로야 소개글엔 이렇게 설명이 남겨져 있었다.  "내 이름을 줄게, 나 대신 나로 살아줘."

 

  일본 소설은 섬세하고 범죄를 아름답게 그린다. 그래서 소설이라는 목적성이 현실성과 교묘하게 어울린다. 현실에 존재할만한 서사이면서도, 범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기에 소설 속의 이야기는 한편의 진실같이 다가오고 동시에 아련한 슬픔으로도 다가온다. 특히나 일본 소설은 읽고 난 후에,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다 읽으셨나요?"라는 교보문고 이북의 완독 확인 팝업에서 네를 클릭하고 나면 그때야 비로소 또다른 세상이 닫힌 느낌이 든다. 

 

마지막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아, 역시 일본 소설이야. 

 

책소개 

자살 직전, 나를 붙잡은 수상한 제안!
“내 이름을 줄게. 나 대신 나로 살아줘.”


흐드러진 벚꽃 아래 목매달아 죽기로 결심한 그날 밤, 준키는 켄스케를 만났다. “내 이름을 줄게. 죽을 바에야 나 대신 나로 살아줘.” 그동안의 절망적인 삶 대신 켄스케의 분신으로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에 준키는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타카기 켄스케’가 되기로 했다. 기묘한 동거를 이어가던 2년 후 어느 날, 진짜 켄스케는 행방불명되고, 갑자기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타카기 켄스케가 살인 용의자라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타카기 켄스케’로 살아온 준키는 자연스럽게 살인범으로 몰리는데…. 그리고 마주하게 되는 켄스케의 비극적인 과거와 치밀한 계획. 준키에게 손을 내밀어준 생명의 은인 ‘타카기 켄스케’는 정말 살인자일까?

 

내가 나를 버린 날, 시작된 이야기 (줄거리) 

  현실을 부정당하는 현실 속에서 주인공 타데이 준키는 삶을 마감하고자 했다. 그가 왜 스스로를 버리는 결정에 이르렀는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버린 날>이란 책의 제목이 참 잘 지었다 생각했다. 소설의 초반에서 준키는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는 결정에 이른다. 너무나 쉽사리 결정내림에 있어 의아했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되었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빠르게 진전되어 몰입감이 좋았다. 

 

  그가 생을 마감하려고 밖으로 나갔을 때, 타카기 겐스케와 만나게 된다. 그와 준키는 모종의 거래를 한다. 신분증을 제공해 준키가 겐스케로 살아가는 거래. 준키는 겐스케로 살아가게 된다.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끊임없이 타이핑을 하고 책을 본다. 준기는 겐스케가 제공한 아이디카드(신분증)을 이용해 원하는데로 공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 그리고 동아리 활동까지 즐기는 상황이 된다. 가끔 겐스케가 부탁하는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주거나 할 뿐 서로 터치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각자의 생활에 집중해 살아간다. 

 

  "세상이 잊어버리더라도 우리의 영혼은 여기에 있어" 라고 말하던 진짜 겐스케는 준키가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준키는 가짜 겐스케 역할을 해왔지만 경찰이 방문하는 바람에 제 1의 용의자의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해야 할 수도 있었던 준키는 겐스케로 인해 인생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으나 사라진 겐스케로 인해 다시 위기에 처하고, 그를 찾아나서는 과정과 만났을 때 겐스케의 말은 상당히 인상깊게 다가왔다.

"겨우겨우 찾아낸 네가 목숨을 끊으려 했을 때는 정말 당황했어." 

 

 

감상평 (리뷰) 

  준키는 살인자일까? 겐스케는 살인자일까?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삶에 있어 나도 누군가의 살인자일지 모른다. 최근 많은 사건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가 뉴스로 보도되는 세상에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하루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 소설 <내가 나를 버린 날>은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된 이가, 살인자의 목적과 그의 이야기를 찾아가면서 알게되는 소름끼치지만 안타깝고, 그렇기에 아름다울 수 있는 일상을 그린 이야기다.  사람의 마음에 대한, 씁쓸하고도 여운이 남는 소설. <내가 나를 버린 날> 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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