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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손숙 연극 인생 60년, 새로운 연극의 시작. "토카타TOCCATA’"

올라씨 Elena._. 2023. 9.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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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연극 인생 60년, 새로운 연극의 시작. "토카타TOCCATA’"

 

 

<목차>

토카타의 의미

엘지아트센터의 좌석배치

시놉시스

직감의 결정타. 토카타. 

토카타의 특별출연

무대 뒤의 인사. 그리고 여운

 

 

 
토카타
때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어머니로,때론 냉철한 지성과 욕망을 갖춘 여성으로,한 평생을 한국 연극과 함께 했던 배우 손숙,연극인생 60년,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꿈꾸다!Toccata is touch촉각, 생명이 지닌 최초의 감각피부, 존재의 경계그 위에 새겨진 마주침과 기억들외로운 살갗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평점
9.5
기간
2023.08.19(토)~2023.09.10(일)
장소
서울,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출연
손숙, 김수현, 정영두

 

토카타의 의미

토카타의 공연이 끝났다. 예매하고 언제까지 공연하는지 몰랐는데 극이 끝나고 손숙 배우의 마지막 인사에서야 알게 되고 인터파크 티켓을 다시 들여다보니, 어머나  2023.08.19 ~ 2023.09.10 오늘(어제) 까지였다. 그러니 내가 본 공연은  막공(마지막 공연) 이었던 셈이다. 

 

토카타라는 이름에서 나는 일본 누군가의 이름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곳에 사전적인 의미가 있었다. 

토카타는 TOCCATA. 이탈리어에서 유래했으며 '건반악기를 위한 즉흥풍의 악곡의 형식'을 의미하는데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즉흥적으로 나오는 거라면 연극이 대본과 춤추는 남자의 동선이 연습을 통해 미리 준비되었어야 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이 끝나면 이해할 수 있는데, 춤추는사람 역의 정영두 연출가가 설명했듯이 "두 사람의 대화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몸의 움직임을 최대한 제약하고 한 번에 자연스러운 다음 동작이 연결되는 부분에에서 그렇다.  

 

어쩌면 여자의 삶과, 죽음을 앞둔 남자의 추억 놀이, 그리고 춤추는 사람의 인생이 100분 극안에 모여있다고 볼 수도 있다. 

 

 

엘지아트센터의 좌석배치

언젠가 엘지아트센터(서울)을 방문해 뮤지컬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벤허가 절찬리(?)에 상영 중이라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나는 옆에 U+스테이지로 향했다. 자리는 1층, F6이었다. (아래 이미지 참고) A- D 열이 없어서 앞에서 두 번째 칸에서 관람했는데 시선 처리, 그리고 배우들의 표정, 세세한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시놉시스

여자의 주절거림, 남자의 고요한 말, 그리고 춤추는 남자의 동선.


한 여자....
유일하게 곁을 지키던 늙은 개를 떠나보낸, 늙은 여인은 
마음 둘 곳이 없어 걷고 또 걷는다.
그러다 가끔 그녀는 하나뿐인 친구를 찾아간다.
자신을 어루어만져주는 유일한 친구를.

 

한 남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위중한 상태에 빠진, 중년의 남자는
인공호흡장치를 단 채 사경을 헤맨다.
어지러운 코마의 심연속에서, 고독 속에서 
그는 자신을 어루만졌던, 자신을 어루만졌던 손길을, 사랑하는 사람을,
그 기억들을 떠올린다. 

 

 

직감의 결정타. 토카타. 

  연극 <토카타> 초반에는 3가지에 집중이 되지 않아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춤추는 남자가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야했다. 왜 이 연극을 보기로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곁을 지키던 늙은 개를 떠나보낸 여자의~"로 설명되는 문구가 나를 설득시킨 것도 같았고 뭔지 모를 바이러스로 인해 에크모를 끼고 있는 남자의 꿈 속 여행이 궁금한 것도 같았다.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고 결제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에 후기도 많지 않아서 줄거리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기대할 것은 내 직감 뿐이었다. 

 

 

 

토카타의 특별출연

  어느 새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치려니 벌써 100분이 지났다는 걸 깨달았다. 금새 손숙 배우, 김수현 배우, 춤추는 남자 역의 정영두 연출가가 인사를 하고, 낯익은 사람이 나왔다. 대한민국예술원의 정회원이자 손숙 배우의 선배, 박정자 배우였다. 

 
박정자
직업
연극배우, 영화배우
소속
-
사이트
-

 

기억 속의 토카타

  여자와 남자는 극 중 연결되지 않고 춤추는 남자의 춤과 어떤 연관도 없다. 징검다리마냥 여자의 말이 끝나면, 남자의 말이 시작된다. 꿈 속이었는지 아니면 현실이었는지 알 수 없는 남자의 혼잣말에 나는 점차 빨려들었다. 의자에 앉아 읇조리는 남자의 말과 나긋나긋하게 집중도있는 대화로 연극에 참여시키는 여자의 움직임은 이상하게도 연관성 없는 세 명의 출연자를 연결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손숙
직업
연극배우, 영화배우
소속
퀀텀이엔엠
사이트
공식사이트

 

  내 주변의 누군가가 나이 들어, 흰머리가 가득해진 채로, 그가 가진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줄 때, 나는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아마도 옛날의 구닥다리 얘기는 듣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겠지. 토카타의 소개글에서 설명하듯, 여자가 찾는 자신을 어루어만져 주는 친구가, 관객으로 앉아있는 내가 아니었을까. 기분이 묘했다. 

 

 
김수현
직업
연극배우
소속
-
사이트
-

 

  소나무 밑에 앉아있는 남자는 눈을 감고 입 밖으로 말을 옮긴다. 나는 그가 말할 때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거구나, 싶었다. 한 인터뷰에서 그가 말했던 어려움을, 잘 승화시켰구나 생각했다. 눈을 감고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내가 꿈을 꾸고 그의 기억에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다.  

 

 
정영두
직업
안무가, 감독/연출
소속
-
사이트
-

 

 

무대 뒤의 인사. 그리고 여운

  춤추는사람. 어떠한 설명도 없는 남자의 춤선이 매우 고왔다. 처음에는 남자와 여자의 연관성을 어떻게든 잡아내려고 집착하는 나를 느꼈다. 이건 아니지, 하나의 연극에 세 명이 나온다고 해서 꼭 다 연결되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남자의 춤선에만 시선을 옮겼다. 사람들이 무용이나 춤이 있는 공연을 보는 이유가 다 있구나. 너무 예뻤다. 어느 여자가 춤을 춘다고 그의 고운 움직임과 선을 따라갈 수 있을까. 

 

  극이 끝나고 화장실을 찾는 내 눈에 손숙 님이 보였다. 아, 곱다.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 엄마가 문득 생각났다. 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어떻게, 어디서, 무엇을 .. 과 같은 육하원칙을 떠나, 아마도 손숙 배우의 연극이 다시 열린다면, 나도 모르게 결제해 그 공연을 보러 갈 것 같다. 잔잔하게 친근한 여자의 역할이 나에게 스며들어서 그런지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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