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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번째 독서리뷰 : 커리어 그리고 가정, 왜 임금 격차가 발생했나

올라씨 Elena._. 2023. 12. 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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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커리어, 그리고 가정 

  여자에게 있어 커리어와 가정은 함께 존재하긴 해도 공생할 수 없는 관계다. 20살이 되서는 "다른 사람도 가야하니 너도 가야지" 라는 말이 나를 따라다녔고, 대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시작 할 때는 "여자는 직장 생활 필요없어. 시집만 잘가면 돼"라는 말이 메아리 되어 돌아왔다.  연애에 한창 빠져있을 때에는 '그래서, 결혼은 언제?'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고, 명절 때 집에 가기 싫은 많은 이유 중 하나도 "결혼은 언제 할거야" 였으니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커리어 그리고 가정
하버드 경제학과 여성 최초의 종신 교수,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의 최신간 《커리어 그리고 가정Career and Family》이 출간되었다.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늘 거론되는 경제학자이지만 국내에 저서가 번역되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딘 교수는 주로 역사적 고찰을 통해 현재 이슈들의 기원을 탐구하는데 성별 소득 격차, 여성 노동력, 소득 불평등, 기술 변화, 교육, 이민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왔다. 이번에 출간된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는 평생 연구해 온 성별 소득 격차라는 문제의 원인을 밝히면서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저자는 지난 100여 년간의 미국의 대졸 여성들을 다섯 세대로 나누어 분석해 성별 임금 격차를 추격해 나가는데,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넛지》의 공저자인 리처드 세일러는 이를 두고 “역사 소설과 같은 대작을 통해 완벽한 답을 제시한다”고 극찬했다.
저자
클라우디아 골딘
출판
생각의힘
출판일
2021.10.25

 

 

목차

여자, 커리어 그리고 가정

남자와 여자, 편견과 차별

탐욕스러운 일

항시 대기, on-call온콜의 결과 

앞으로의 커리어와 가정

 

 

   "내 커리어 만큼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 커리어를 가진 사람과 만나도 될까?", "결혼도 너무 하고 싶고 아이도 너무 갖고 싶은데 나중으로 미뤄야 할까.?" 라는 고민이 든다면 도움이 될만한 오늘의 책은 "커리어 그리고 가정" 이다.  하버드 경제학과 글라우디아 골딘 석좌 교수의 책으로  2023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나 또한 올해의 노벨문학상 받은 책들을 훑어보다 제목을 보고는 광고 문구에 설득당했는데 소개 문구는 이렇다. " 성별 임금 격차의 핵심 원인을 밝혀냈다.<스웨덴 왕립 과학원> "

 

남자와 여자, 편견과 차별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군대와 야구, 축구 얘기로 일심동체가 되는 남자의 세상에서 여자가 서 있을 자리가 없다는 건 여성 직장인이라면 몸소 체험하고 있을테다. 언젠가 피해의식을 갖는 것이 좋지 않다는 한 포스팅   을 본 후에는 가급적 피해의식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기밀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 실제로 느껴져 쉽지가 않다. 

 

   20세기의 상당 기간 동안에는 여성이 커리어를 갖지 못하게 제약하는 장애물이 대체로 명시적인 유형의 차별이었다. 1930 -1950년대의 자료들을 보면 고용과 임금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7/224페이지

 

  과연 커리어도 완성시키면서 가정도 만들 수 있을까 에 대한 내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단연코 'No'다.  거리감이 있기는 해도 가정을 꾸리면 나의 임금은 낮아질 것이고 집안일을 꾸리는 동안 커리어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기에. 두 가지 직업(가정과 일)의 균형을 맞출 수는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점점 나이를 먹어갈 수록 괴리는 심해진다. 왜냐하면 남자와 여자는 아직도 입사시에 회사와 체결하는 금액 자체가 다르기에 애초에 시작점부터 다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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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일

 

  벌써 2000년이 훌쩍 지나 22세기?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의 임금이 작은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 못하며 이는 <커리어 그리고 가정>이라는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남녀 사이의 페이갭pay gap [임금 격차] 을 없애고 싶다면, 아니 줄이기라도 하려면, 먼저 더 깊이 근원을 찾아 들어가서 문제에 보다 정확한 이름을 붙여야 한다. 이 문제의 이름은 ‘탐욕스러운 일greedy work’이다.  

 

  탐욕스러운 일이라니, 여자가 남자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문제에 대해 적나라하고도 사실적인 부제목이 붙어 당황스러우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어째서 탐욕스러운 일일까. 남녀간에 발생되는 소득은 시간에 따라 더욱 더 큰 차이를 발생시키는데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탐욕스러운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시 대기, on-call 온콜의 결과

 

  소득이 다르다는 건 무엇인가로부터 발생되는 미묘한 (무엇인가)의 차이가 중복적으로 겹치며 큰 갭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을 골딘 교수는 "on-call"로 표현하고 있다. 퇴근 후에 부르면 달려가야 하므로 전화기를 상시 옆에 두고 대기하여야 하는 상태. 옛날의 의료진이 삐삐로 통용되는 연락 수단과 같이, 어떠한 긴급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물건이 있고 그에 직원으로서 실시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그것은 on call 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남녀 간 소득 격차는 커리어 격차의 결과이고, 커리어 격차는 부부간 공평성이 깨지는 데서 비롯된다. 9/224

 

  게다가 온- 콜 상태는 결국 커리어 격차로 이어져 남녀 사이에 존재하는 부부간 공평성이 깨지는 것으로 끝난다(이 말은 정말 공감한다). 남녀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가정을 이루고 있는 남여의 이성간 관계 뿐만 아니라 男男, 女 간의 가정을 이루고 있는 단위에서 모두 일어날 수 있다.

 

   입양한 아이가 있거나 가정에 아이가 있는 경우 온콜의 피수신자와 수신자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남녀로 이뤄진 부부 관계에서)  회사에서 콜(부름, 지시 등)이 온 경우 남자는  즉각 부름에 대응하게 되고, 부부 중 남은 한 사람(여자)은 집안일에 좀 더 집중한다. 반대로 유치원에서 아이가 아픈 경우 남자보다는 여자가 회사일을 멈추고 집에서 아이를 케어하게 된다. 단편적으로만 봐도 여자보다 남자가 회사의 부름에 답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가정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는데 이것은 사회적으로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회사 일에 온콜 상태여야 하는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일구면서 가정에서의 요구사항도 24시간 챙긴다는 것은 부부 중 누구에게라도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37/224

 

  아이를 낳았을 때 역시 출산휴가 등을 통해 집에서 아이를 케어하는 것은 엄마의 몫인데, 반대로 직장에 집중하는 남자에게는 가정에 따른 공백이 최소화되므로 이러한 기간 동안 커리어의 격차가 커지면서 임금도 동일한 현상을 겪게 된다. 

 

앞으로의 커리어 그리고 가정

 

  <커리어 그리고 가정> 은 시대별로 여성의 특징을 구분하여 정리함으로써 한 세기동안 여성의 입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누구나 어릴적은 있고 나 또한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엄마는 집안일을 주로 하거나, 가사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빠는 직장과 업무의 연장선인 술자리에 불려가 24시간의 거의 대부분이 "온-콜" 상태였다.  

 

  남자와 여자의 임금 격차가 발생되는 이유가 이해되고 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아마도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지금까지도 해오면서 언젠가 "남자와 여자는 시작점이 달라. 남자가 훨씬 돈 많이 받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이해하지 못했던 사회적 현상을 이제서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으니. 

 

 

  <커리어와 가정>이  과거에 발생되었던 임금 격차의 원인에 대해 파악했고, 이제는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성별 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게다가 요즘 알파세대의 빠른 성숙과 그들의 지식으로 인해 남여간 커리어, 임금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온라인으로 간접 경험을 하고 어린 나이때부터 돈을 버는 아이들이 생기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자유분방하게 활동하게 되면서 남녀의 성별보다는 온/오프 활동을 얼마나 자산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또 다른 임금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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