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무게/우울증

우울증, 감정기복 극복할 수 있을까.

올라씨 Elena._. 2023. 9. 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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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수그렸던 머리를 다시 들었을 때, 저기압인 나를 발견했었다. 조울증인가 라는 고민이 들면 항상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매 순간이 살기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와 같은 고민이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이어질 때 했던 것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목차

시작 : 반복되는 우울증의 무서움.

극복하기 위한 노력 #1. 책읽기로 잊어버리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2. 끄적거리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3. 멍하게 무작정 걷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4. 미친듯이 일하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5. 누군가에게 말하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6. 그냥 받아들이기

극복하기 위한 노력 #7. 이불속에 파묻히기

마무리 : 우울증은 없어질 수 있을까

 

시작 : 반복되는 우울증의 무서움.

우울증이라는건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서울아산병원) 를 말한다. 

 

머리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멍-한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고,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자기도 했다. 식욕은 당연히 떨어졌고, 살은 계속 빠졌으며 꿈을 꾸는 것같은 멍한 상태가 되고, 이명이 들렸으며, 귀에서 심장 소리가 났다. 5키로 이상 살이 빠졌다. 무빙에서 차태현(전계도)가 얘기하 듯, 세상에서 나를 걱정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힘이 나지 않았고 꼭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기도 했지만 멍한 상태라 생각의 진전은 없었다. 공포의 연속이었다. 

 

극복하기 위한 노력 #1. 독서로 답하기

누군가 물었다. 다독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했는데 가장 큰 해답을 준 것은 책이었다. 그러다 일이나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때는 소설을 읽었다. 아래는 우울증의 증상이 무수히 반복됨됨에 따라 읽게 된 책들이다. 

 

피로감 없는 피로,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모든 삶은 흐른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나에게 주는 작은 위안. 오은영의 <화해> 

 

 책을 읽다보니 매달 읽어야 할, 읽고 싶은 카테고리 생겼고 6월은 돈의 관리, 7~8월은 힘듦에 대한 이유를 찾고자 했다.

*월별 카테고리 

○ 1~3월 : 유토피아 세상에 대한 로망. 그리고 협상

○ 4월 : 왜 피곤한지에 대한 고찰, 반려견에 대한 궁금증

○ 5월 : 사이코패스, 특이성이 있는 사람과 정상인과의 두뇌, 뇌에 대한 정보

○ 6~8월 : 돈, 다르게 삶에 대한 고민들 (공감의 배신, 심리, 모멸에 대한 책들..)

 

극복하기 위한 노력 #2. 끄적거리기 

  삶에 있어서 매 순간이 위기였고 기회였으며 행복일 때도 있었지만 불행일 때도 있었다. 위기에 처한 나를 보며 스스로 불안감에 휩싸였고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스스로를 보며 뿌듯한 행복을 느낄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글을 썼다. 글을 쓴다는 건 너무나 어렵다. 

 

  머리 속은 복잡한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면 어떤 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궁상맞을 정도로 고민하는 나를 보게된다. 나는 생각이 많고 그 생각들이 고민으로 이어져 머리가 복잡한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마음일기라고 구글캘린더에 하루의 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 사고나, 화가 나는 일을 정리하곤 했다. 이후에는 블로그에 간단하게라도 (어렵지만) 글의 완료버튼을 누르고 나면 다소 나를 붙잡았던 회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 가끔 활용한다. 

 

다시 제자리. 

Log Error, 1회차 실패 

감정을 컨트롤하는 나만의 방법

위기의 아름다움

 

극복하기 위한 노력 #3. 멍하게 무작정 걷기

  내 인생에 있어 최악의 경험이 있었다. 우울증이 생긴 가장 큰 이유, 바로 결별이었다. 바람이 아니라 그렇게도 강하게 부정하던 그 남자는 결국 외도라는 걸 했고 나는 오랜 시간 스스로를 괴롭히며 어렵게 헤어질 수 있었다. 잠복도 해봤고 서초역에 있는 법무법인에 찾아가 눈물을 쏟아내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약간의 우울증이 있었겠지만, 제대로 발현되기 시작한 건 그때가 아닐까 싶다. 나는 언젠가 강남역부터 영등포역까지 걸어온 적이 있었는데 꽤나 오랫 동안 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극복하기 위한 노력 #4. 미친듯이 일하기

  워커홀릭. 회사에서 동료들이 넌지시 나에게 했던 말이다. 워커홀릭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미친 듯이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워커홀릭이라는 바다에 잠겨 벗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극복하기 위한 노력 #5. 누군가에게 말하기

  나에게 가장 어려운 것. 누군가에게 말하기.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싸가지도 없고 똑똑 부러지게 일을 하는데 말 걸기가 어렵다고 한다. 나를 어려워한다. 

  내가 말했다.

  저는 저를 빼고 모든 세상 사람이 어려워요. 

 

  지금이야 동생이나 가족에게 편하게 얘기하고, 현재의 상황과 약을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덜해졌다. 하지만 타인인 경우에는 웃으면서 얘기해도 그것이 부메랑처럼 기력을 빼앗아가 집에서 퍼지곤 한다. ISTP, 사회화된 내향형. 

 

극복하기 위한 노력 #6. 그냥 받아들이기

  아직도 노력하고 있는, 그냥 받아들이기. 한때는 그냥이라는 말을 매우 싫어했다. 그냥 싫었다. 무엇이든 어떤 일과 행동에는 원인과 이유가 있는 법인데 그냥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라는 말로 나와 거리를 두려 했다. 

 

  지금은 감정의 기복이 크게 눈에 띄는 편은 아니다.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음도 평안해졌고 2주에 한번씩 찾는 병원에 하소연을 하는 것 만으로도 공감 받을 수 있어서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편해지고 있다. 

 

  그리고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걷는다. 그럼 머리가 맑아진다. 그럼 그냥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걸을 수 없는 상황일 때는, 그냥 있는다. 가만히 멍 때리면서. 

 

극복하기 위한 노력 #7. 이불속에 파묻히기

  우울증이나 강박, 그리고 감정상태가 어떤지 보려면 집에서의 내 위치를 보면 된다.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으면 그건 정신이 말짱하지 않거나 매우 피곤하다는 상태다. 최근 3달간 나는 집 밖으로는 산책 외에 나오지 않았다. 영화도 좋아하던 뮤지컬도 모두 멈췄다. 이불 속에서 느끼는 고요함과 부드러운 평안함만이 나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잠들었다. 

  

  잠들고 일어나는 가장 짧은 시간이 2시간, 10시간을 넘게 내리 잔 적도 있었다. 몽롱한 상태로 하루가 다 갈 때까지 자고 싶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마무리 : 우울증은 없어질 수 있을까

  항상 노력해도 끝은 없다. 나아진 듯 하면 금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부메랑도 아니고 왜 자꾸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잠깐씩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나 요즘과 같이 비가 세차게 오면 기분은 더 침체되고 내 삶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의기소침해질 때도 있고. 

 

  폭세틴을 먹은 후 파마설트라린정으로 바꾸어 복용중인 지금, 약 효과가 4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종종 계속 먹어야 하나 생각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계속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먹고 있어서 약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다만 전과 다른 점이라면, 감정기복의 큰 차이가 줄었다는 점이다. 크게 기분이 좋거나 나쁘지 않은 상태로 무기력감이 있지만 살아있는데로, 태어났기 때문에 살고 있다. 

 

  우울증이 없어질 수 있을까. 공황 장애는 없어질까. 조급한 마음이 머리로 이어져 떨리는 손으로 무언가를 행동하고 있을 때 나는 이런 질문을 항상 하곤 한다.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미래에 대한 기약도 없지만 나는 그래도, 살아가고 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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