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이유/문화(영화, 뮤지컬, 전시 등)

[인간중독] 불륜을 넘지 못하면, 한계에 머무르는 영화

올라씨 Elena._. 2014. 5. 2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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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Obsessed, 2014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2014.05.14 개봉.

러닝타임 132분 

한국 

청소년 관람불가

★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습니다.





개봉 10일만에 100만 명을 동원한 "인간중독".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이 모르겠다' 하며 티켓을 끊었다.  '불륜'이라는 주제에 어울릴법한 영화제목에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내심 한 구석엔 어떤 내용일까 하는 생각이었다. 적나라한 베드신이 영화의 모든 목적을 가리키는 듯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마음이 바뀌었다.


어떤 사람은 "송승헌의 엉덩이만 기억에 남는다." 라고 하고, 어떤 이는 노출이 컨셉이 되는 영화 자체에 대한 불만족을 기사로 써내려갔다. 하지만 아무리 시각적인 효과(이를테면 베드신)가 뇌에 박힌다 하더라도, 로맨스를 "불륜"으로만 기억하는 시각은 조금 보류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맞다. 이 영화는 불륜에서 시작했다. 불륜으로 시작된 영화는 "인간중독"이라는 결론을 내리며 막을 내렸다. 처음에는 김진평과 종가흔의 사랑은 어색했다. 불편한 감정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저게 연기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평은 단순히 남자의 욕구만을 채우려는 심산인 듯 보이기도 했다새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종가흔은 더 이상하다. 설레임의 표정과 느낌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보다 김진평의 와이프, 김진평의 前상사인 춤선생. 이들의 애드리브와 사랑에 빠진 김진평이 웃으며 '사랑'이라는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데 의문이 남는다. 종가흔은 왜 칼에 목을 다치면서도 잃어버린 진주귀걸이를 찾았을까. 사랑의 매개체로 김진평과 종가흔을 연결해주는 단순한 연결고리의 역할 뿐이었다면 조금은 아쉽다. 예뻐서, 동료간호사들에게 시샘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종가흔에게 진주귀걸이는 더욱 '미친년'소리를 듣게 만드는 원인제공의 역할만 한 것일까. 아니면 평생 처음 사랑에 빠진 종가흔의 모습을 보기위한, 즉 진주처럼 고귀한 사랑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표상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어떤이는 불륜과 같은 도덕적이지 못한 것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욕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불륜을 컨셉으로 잡기는 했지만, 컨셉은 불륜이 아니다. 


한 인간에게 중독되어 사진 한 장으로도 내 목숨을 지탱할 수 있는,

죽음 앞에서도 오롯이 사랑을 생각하는 절대적인 중독성 강한 그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숨겨진 메세지가 아닐까.


ps. 다만 걱정이 되는 건 "불륜이지만 난 정말 사랑을 찾았어"라는 생각으로, 불륜에 대한 무조건적인 도덕적 해이가 생길까 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그릇된 가치가 도덕을 침범하는 사건 사고가 많으니까 말이다. 불륜의 그릇된 가치를 배우지는 맙시다. 영화는 영화일뿐, 픽션은 현실과는 다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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